[짧은 글] Was ist die Li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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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사전정보와 기대감 없이 베를리너 앙상블에서 <Die Wiedervereinigung der beiden Koreas> 봤다. 극이 시작하기 전에, 옷을 맡기면서 극에 관한 텍스트가 담겨있는 소책자를 샀다. 사고 나서 곧바로 극이 오르는 바람에 다는 읽었지만, 짧게나마 살펴볼 있었다. 20개의 짧은 희비극이 하나의 극을 구성하고, ‘Liebe(사랑)’ 관한 내용이었다. 3시간 길이의 극이었다. 연극치고 시간이지만 흐름과 호흡이 굉장히 빨라서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막을 내릴 ,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쉽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상황과 내부의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에 관한 관념적이면서 동시에 유머러스한 대화 속에 계속 빠져들고 싶었다.

극은 사랑(Liebe)이라는 개념이 서사의 중심을 잡고 있어서 그런지 세어나가는 이야기 하나 없이 탄탄했다. 사랑이라는 추상적이면서 포괄적인 개념을 바탕에 두고 20개의 희비극을 얹는 구조가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에 들어간 샹송은 서사의 완급조절과 더불어 극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해줬다. 이처럼 서사의 안정성과 내용의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할 있는 구조였기에, 완성도는 더할 나위 없이 최상이었다. 그리고 자칫하면 지루해질 있는 사랑에 관한 대화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힘입어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만큼 연기력도 극의 완성도에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무대 설치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지난주 DT에서 봤던 뒤렌마트의 <어느 노부인의 방문> 비교했을 , 오늘 봤던 극은 무대가 “내가 무대입니다!”라고 나서지 않고 있었고, 배우들의 동선, 연기, 의상, 조명과 함께하기 위해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있는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양보만 아니었다. 무대는 개로 분할되어있었는데, 끝쪽은 고정되어있었고 가운데 무대만이 회전할 있었다. 덕분에 20 희비극의 배경 변화를 유동적으로 감당할 있었다. 조명과 음악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적절하게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었고, 현대극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기성복도 서사의 흐름에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20개의 희비극에서 보이는 사랑의 정의와 관점은 다채로웠다. 누군가에게 사랑은 절대적이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가벼웠다. 방향으로 쏟아붓는 사랑도 있었으며,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는 사랑도 있었다. 때로 사랑은 목숨을 위협하는 무기로 쓰이기도 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위한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극을 보는 내내 사랑에 관해서 평범하면서도 진지한 그리고 때로 웃긴 대화들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일까 돌아오는 길에 관념적 가치와 이를 위한 사색이 종식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번쯤 멈춰 서서 쓸데없는 고민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너무도 강하게 들었다.

사랑은 무엇인가? Was ist die Li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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