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날씨는 여전히 구렸다. 방금 도착한 나에게 허리가 절로 굽어지는 우울함을 선사했다. 갑작스레 깊숙이 들어온 감정은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기분이 마냥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정신없이 흐트러져 있던 생체의 리듬이 하나씩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 피하고만 싶던 회색의 구름은 유독 포근했다. 비로소 집으로 돌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익숙한 시공간에서 주말을 보냈다. 달콤했다.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쉬울 뿐이었다.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휴식이 끝났다. 오늘부터는 다시금 평범한 일상의 흐름을 맞이해야 한다. 눈 한 번 깜빡이면 과거로 점철되어버리는 무자비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려고 발악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이 흐름을 현재라는 시점에 맞이할 수 있음을 감사히 여기자. 단언컨대 이것이 바로 월요병과 연휴 후유증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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